실업자 5명 중 1명 '반년 이상 장기 백수'…외환위기급 악화
최종수정 : 2024-10-01 17:13기사입력 : 2024-10-01 17:13권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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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서울의 한 고용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일자리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지난 8월 서울의 한 고용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일자리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실업자 5명 중 1명이 반년 넘게 구직에 실패한 '장기 백수'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실업자 비중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특히 30대 이하 청년층이 맞닥뜨린 고용 절벽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실업자 56만4000명 중 구직 기간이 6개월 이상인 사람은 11만3000명으로 20.0%를 차지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9년 8월(20.1%) 이후 25년 만에 최고치다.

6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는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10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증가세를 이어가며 10만명을 웃돌다가 이후 감소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올해 3월부터 늘기 시작해 지난 8월까지 6개월 연속 증가했다. 반면 전체 실업자 수는 지난 7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하면서 장기 실업자 비중이 크게 뛰었다. 

장기 실업자 증가는 비경제활동인구 중에 '쉬었음' 인구가 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쉬었음'에는 취업 의사가 없는 사람, 취업 의사가 있어도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 직장을 찾지 않는 사람 등이 포함된다. 지난 8월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쉬었음'은 256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4만5000명(10.6%) 늘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후 최대다. 

특히 청년층 장기 실업자 증가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올해 1~8월 장기 실업자는 월평균 9만85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448명 증가했다. 연령대별로 15~29세 청년층이 2만9442명(32.4%)으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2만1177명(23.3%)으로 뒤를 이었다. '30대 이하'가 전체의 55.7%에 달한다. 

1~8월 청년층 장기 실업자는 전년보다 4854명 늘어나 전 연령대에서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전체 실업자 중 청년층 비중도 32.4%로 전년(30.6%)보다 높아졌다.

청년층에서 장기 실업자가 늘어나는 배경으로 '일자리 미스 매치' 문제가 거론된다.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가 부족하다 보니 실업과 구직 기간이 함께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장기 실업자 중 이전 직장을 그만둔 사유로 '시간·보수 등 작업 여건 불만족(24.7%)'이 가장 많았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 교수는 "장기 실업자 증가는 좋은 일자리와 나쁜 일자리 간 격차가 커진 한국 사회의 구조가 반영된 것"이라며 "일단 저임금 직장에 취업하면 이후 격차를 해소하기 어렵다고 보는 청년들이 많다"고 짚었다. 이어 "중소기업 근로자 대상 지원을 강화하는 등 노동시장 격차 해소를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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