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기온보다 강수량에 민감…근원물가는 날씨 영향 미미"
최종수정 : 2024-05-09 12:02기사입력 : 2024-05-09 12:00권성진 기자
구독하기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저렴한 실속사과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저렴한 실속사과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날씨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기온보다 강수량이 물가에 더 영향을 준다는 국책 기관의 연구가 나왔다. 날씨가 근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기상 여건 변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신선식품가격은 평균 기온이 10도 상승하면 최대 0.42%포인트 상승하지만 평균 강수량은 추세 대비 100mm 증가하면 최대 0.93%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날씨에 따른 신선식품의 가격 변동은 여름철에만 유의미하다는 것이 KDI 보고서의 내용이다. KDI는 "신선식품가격은 여름철 기온이 과거 추세보다 높을 때 유의미하게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여름철 강수량도 신선식품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소비자물가는 여름철 강수량이 과거 추세 대비 100mm 증가하는 경우 0.09%포인트 상승하고 100mm 감소하는 경우 0.08%포인트 상승한다"고 전했다. 

지난 4월 한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2.9% 상승했다. 이 중 농산물 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20.3%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0.76%포인트 끌어올렸다. 지난 겨울과 봄 일조량 부족 등 기후 변화가 물가 급등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KDI는 날씨 변화가 신선식품이 아닌 근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신선식품의 물가 상승이 다른 품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전체 소비자물가의 흐름을 좌우한다고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KDI는 "기온과 강수량 충격은 1~2개월 정도 소비자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소비자물가는 근원물가로 회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식료품 및 에너지 가격의 변동이 중기적 관점에서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했다. 

다만 현재 농산물 가격이 수개월째 높게 유지되고 있는 것에 대해 KDI는 "기후위기로 인한 날씨 충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DI는 이를 근거로 작황부진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통해 물가 안정을 추진하는 통화정책까지 동원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농산물 공급 확대를 위해 수입 등 공급처 다변화와 기후변화에 대응한 품종 개량 등을 해결책으로 꼽았다. 
© 아주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