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금리 내려도 연내 내수 회복 어려워"
최종수정 : 2024-05-02 12:00기사입력 : 2024-05-02 12:00권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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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KDI '최근 내수 부진의 요인 분석 금리와 수출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는 KDI 연구진 [사진=KDI]
올해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연내 내수 회복이 어렵다는 국책기관의 연구가 나왔다. 비교적 빠른 효과가 나타나는 수출과 달리 정책금리 조정이 시장에 영향을 주기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일 '최근 내수 부진의 요인 분석 금리와 수출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정책금리 인상은 소비와 투자를 모두 유의미하게 감소시킨다"며 "정책 금리 인상에 따른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약 3~4분기가 걸리지만, 파급효과는 상당 기간 지속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올해 하반기에 정책금리가 인하될 경우에도 통화정책 효과의 내수 파급에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한다"며 "본격적인 영향은 올해보다 내년에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DI는 현재 한국 경제가 지난해부터 내수(소비와 투자) 부진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1분기 한국경제의 내수는 상승 국면으로 전환했지만, 이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내수 부진의 원인에 대해 KDI는 고금리 정책이 장기화된 여파가 크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상반기 내수 위축은 정책 금리 인상의 여파보다 수출 감소의 영향이 컸지만 고금리가 지속되며 수출이 회복된 하반기에도 내수 침체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KDI는 금리 조정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오랜 기간 지속된다는 점에서 올해 수출 회복에도 고금리에 따른 내수 위축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KDI는 물가 안정을 위해 고금리 기조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KDI는 "물가 상승세는 내수가 위축되기 시작한 2023년 중반 이후 가시적으로 안정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물가는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며 "물가 상승은 저소득층에 가장 큰 타격을 준다"고 말했다. 

대규모 내수 부양책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김미루 KDI 연구위원은 "전국민 민생지원금 등 특정 정책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고 하면서도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면 20~40% 정도 내수 진작의 효과는 있겠으나 인플레이션 안정 추세를 교란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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