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웅의 정문일침(頂門一鍼)] 김동연, 낡은 정치문화를 바꿔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할 시대
최종수정 : 2024-04-24 09:16기사입력 : 2024-04-24 09:16수원=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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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지사 사진경기도 김동연 지사 [사진=경기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2총선 이후 유독 제구포신(除舊布新 :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새로운 물결도 소환하고 있다. 자신은 앞으로 기성정치가 가지 않으려 하는 길을 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지난 22일 오후 사단법인 선우재 주최로 경기도청 다산홀에서 열린 '정책과 대화 제2차 포럼 김동연의 현장 정치와 한국 정치의 미래' 모두발언에서도 이런 정치철학을 밝혀 참석자들의 공감을 샀다. 그리고 도민의 관심을 받았다.
 
그동안 김 지사가 밝힌 우리 정치 병폐의 주범은 ‘고착된 정치 문화와 그 안에서 안주하려는 정치인’들로 요약할 수 있다. 기회 있을 때마다 김 지사가 "우리 정치판의 문제, 정치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자신부터 반성하는 용기도 보인다. 이날도 김 지사는 "부총리까지 하면서 바꿔 보고자 했던 대한민국을 바꾸지 못했던 이유는 결국 정치 문화와 정치인의 문제"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지금대로 가서는 안된다. 이 판을 바꾸고, 이 세상 바꾸고, 이 정치판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며 정본청원(正本淸源 : 본을 바르게 하고 근원을 맑게 한다) 하자고 제안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고 있다. 한 마디로 ‘지금의 정치를 바꾸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라는 의미와 다를 바 없다.
 
김 지사의 이런 소신은 민선 8기 도지사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2년여의 여정 속 곳곳에서 배어난다. 굵직한 국내외적 정치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쓴소리와 제언을 마다하지 않고 있어서다. 좀 더 적극적으로 현실 정치에 참여해야 그나마 우리의 정치가 바뀔 수 있다는 소신의 표현이며 변화의 중심에 서서 일정 부분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로 보인다. 정치인으로서 김동연 존재감 재정립의 진행형이라 할 수 있다.
 
김 지사가 22대 총선 이후 부쩍 기성정치에 대해 쓴소리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를 촉구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 지사는 총선 직후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의 압승에 대해 “이번 총선은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단언한 바 있다. 지도자가 변하지 않고선 나라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충정의 표현이다. 그리고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 하겠다는 다짐도 내포하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도 윤 대통령을 비판 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대통령은 이번 정부 들어서 대외 관계나 외교에 있어서 스스로 큰 업적을 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저는 지금 대단히 큰 문제에 도착해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외교 상황에 대해서 대단히 유감스럽고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하루빨리 잡아야 된다”고 말했다.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우리의 정치 지도자들에 대해서도 거세개탁(擧世皆濁: 지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다 바르지 않다) 이라며 작심 비판했다.

김 지사가 지난 1월 다보스포럼 참석한 소회를 밝힌 내용을 보면 더 적나라하다. 김 지사는 “다보스 포럼 참석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국제정치, 세계경제, 기술진보,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등 네 가지 주제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논쟁하는 모습을 보고 답답했다”며 대한민국 리더십 위기를 토로 해서다.
 
그러면서 이 판을 바꾸고, 이 세상 바꾸고, 이 정치판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며 변화의 방향 제시도 잊지 않았다. 새로운 정치를 지향하는 자신마저 가만있으면 안 되겠다며 위기의식에 ‘가만있지 말고 행동으로 옮기자’는 제안도 주저 없이 하고 있다. 한 마디로 '현실 정치를 바꿔 보자‘라는 의미와 다를 바 없다.

반구저기(反求諸己 :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 때 남을 탓하지 않고 잘못을 자신에게서 찾는다)하며, '그릇된 것을 깨뜨려 없애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 즉 파사현정(破邪顯正) 하자는 김 지사의 제안이 대한민국 정치 변화를 얼마나 끌어낼지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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